[매일경제 2005-03-24 13:32]
'현재 고수익을 보이고 있는 인기 주식형 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작년 이후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는 주요 주식형 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한 경우를 가정해 수익률을 산출해봤더니 예상과 달리 거치식(목돈을 한꺼번에 투자)과 적립식 수익률이 유사하거나 적립식이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주가 상승기에는 거치식 수익률이 적립식을 앞선다. 거치식이 상대적으로 더 낮은 가격에서 많은 주식을 사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는 주가가 큰 폭의 등락을 겪었기 때문에 적립식 펀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빛을 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가가 낮아졌을 때 매입했던 주식들 이 평균 매입단가를 떨어뜨리면서 주가 상승 혜택을 톡톡히 누린 것이다.
◆ 적립식 수익률이 최고 10%P 높아＝펀드평가 전문업체인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인기 주식형 펀드들의 적립식 수익률을 계산해본 결과 거치식보다 최고 10%포인트 높았다. '미래에셋 3억만들기 솔로몬 주식1'의 경우 작년 1월 2일 거치식으로 가입한 투자자는 이달 22일 현재 23.25%의 수익을 얻고 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매월 1일(또는 2일) 정액 투자하는 적립식으로 가입한 투자자는 33.20%의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적립식 수익률이 10%포인트가량 높았던 것이다.
최근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한국투신운용의 'TAMS 거꾸로 주식 A-1' 역시 같은 기간 적립식 수익률이 48.18%로 거치식의 40.41%를 8%포인트 가까이 앞섰다 .
이 밖에 다른 인기 펀드 대부분도 적립식 수익률이 거치식을 앞서거나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배당주펀드는 조금 달랐다. 작년부터 고수익률을 자랑하는 SEI에셋코리 아자산운용의 '세이고배당주식형'과 신영투신의 '신영 비과세고배당주식형1'은 거치식 수익률이 각각 48.14%와 44.73%로 적립식을 소폭 앞섰다.
◆ 가입 시점보다 환매 시점이 중요하다＝적립식 펀드에 가입하고 싶지만 높은 주가를 걱정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적립식 펀드 역시 실적배당형 상품이기 때문에 하락장을 만나면 손실을 볼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재테크 전문가들 역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희주 한국투자증권 부장은 "적립식 펀드 역시 하락장에선 힘을 발휘할 수 없다"며 "적립식펀드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한 후 투자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분산 투자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부장은 "적립식 펀드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는 만큼 분산 투자하는 지혜를 발휘한다면 위험을 더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적립식펀드 자체가 투자 시점을 분산해 놨지만 다른 성격의 펀드에 다시 한 번 분산 투자한다면 위험이 더 낮아진다는 뜻이다. 여기에 가입 시점보다 환매 시점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가입시점보다 환매시점에 신경을 써야 한다"며 " 환매할 때 주가 수준에 따라 적립식 펀드의 수익률이 결정된다"고 덧붙였다.
[오재현 기자]
|
